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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허영인, 천억 원 투자한다더니... "노동자 안전 뒷전, 구체적 계획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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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 허영인, 천억 원 투자한다더니... "노동자 안전 뒷전, 구체적 계획도 없어"

  • 박찬서 기자
  • 승인 2023.12.05 12:2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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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적 2교대 근무∙미흡한 안전 시설 여전
안전 위한 투자 '1000억원'-복합비용, 과정∙계획 없어
허영인 회장, 중대재해처벌법으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SPC그룹은 지난해 10월 평택 SPL 공장에서 노동자의 끼임 사망 사고 후 SPC 허영인 회장은 당시 대국민 사과를 하며 1천억 원을 투자해 그룹 전반의 안전경영 시스템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SPC그룹 허영인 회장이 지난해 10월 21일 서울 양재동 SPC 본사에서 최근 발생한 계열사 SPL 제빵공장 사망사고와 관련,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하지만 올해 8월 또다시 샤니제과 제빵 공장에서 끼임 사망 사고가 발생했고, 국회 청문회를 앞둔 지난달 22일에는 경기도 평택시 SPL 사업장에서 컨베이어 벨트를 점검하던 작업자 머리 위로 벨트가 내려앉아 외주 직원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지난 1일 열린 산업재해 관련 국회 청문회에서 SPC그룹 허 회장에게 부실한 자료제출과 기타 안전비용에 대한 투명성, 2교대 등 제도 개선과 안전시설 미흡 등으로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앞서 고용노동부가 잇따른 산업재해에 대한 국정감사의 증인으로 허영인 SPC그룹 회장과 이해욱 DL그룹 회장에게 출석통보했으나 해외출장 등의 이유로 불참한 바 있다.

허 회장은 국감 불참 사유로 유럽 식품 박람회 참석과 MOU 체결을 사유로 들어 자료를 제출했지만, 해외 사업확장에 따른 산재 예방 관리와 안전 시스템 설비 구축을 위한 것으로 국내 노동자들의 안전은 뒷전으로 미뤘다는 비난을 피하지 못했다. 체결 협약서 서명도 본인이 아닌 기술 담당자의 이름이 날인되어 있어 '국감 불참 핑계용'이라는 의혹을 키웠다.

산업재해 청문회 '안전관련 MOU' 자료 사진 / SBS 뉴스 Live 갈무리
산업재해 청문회 '안전관련 MOU' 자료 사진 / SBS 뉴스 Live 갈무리

이날 청문회에서는 지난해 허 회장이 약속한 "3년 동안 1000억 원 투자로 안전성 강화"도 이행 과정이나 구체적 계획을 알 수 없었고, 2교대 장시간 노동과 안전설비 미흡 문제도 제기됐다.

진 의원의 "1000억 원 예산이 안전만을 위한 투입인가"라는 질문에 허 회장은 "경영∙설비 개선까지 포함한 복합적 예산"이라고 답했다. 이에 진 의원은 "미리 계획된 투자 예산을 끌어모아 안전에 대한 투자라고 포장하는 의심이 든다"라면서 구체적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

야당 간사 이수진 의원은 SPC 그룹 안전투자 세부 이행 문제점으로 개선되지 않은 2교대 장시간 노동과 안전설비 미흡을 지적했다.

허영인 SPC 그룹 회장과 야당 간사 이수진 의원 / SBS 뉴스 Live 갈무리
허영인 SPC 그룹 회장과 야당 간사 이수진 의원 / SBS 뉴스 Live 영상 캡처

실제로 일부 계열사에서 인건비 증액만 약간 있을 뿐 12시간 맞교대는 유지되고 있었고, 파리크라상 작업장에는 노동자의 근골격계질환 예방을 위한 리프트가 설치됐지만 기계 하단에 끼임 사고 방지를 위한 접근차단 시설이나 센서는 추가되지 않았다.

민주당 전용기 의원은 '죽음을 부르는' 2교대 근무 개선과 SPC의 노조 파괴 의심에 대한 약속과 실효성 있는 대책을 요청했으나 허 회장은 "대주주로써 각 계열사 대표와 노조와 상의해서 좋은 의견이 나오면 따르겠다"는 원론적 답변으로 일관했다.

윤건영 의원은 "소유는 했으나 경영엔 관여하지 않는다는 허 회장의 무책임한 인식이 SPC의 현 모습이다"라며, 2016년부터 4조 3교대로 돌아선 CJ제일제당의 경우를 들어 "SPC의 맞교대 근무는 후진적"이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임이자 국민의힘 의원은 SPC 공장에서 사고가 다수 발생한다며 허 회장이 안전의 컨트롤 타워가 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허 회장은 "제빵 과정 자동화 설비를 갖추고, 위험한 작업은 기계로 대체하겠다"고 밝혔다.

임 의원은 "현장에서 나오는 산업안전보건 문제는 비용 발생으로 묵살당하기 쉽다"면서 "사고예방을 위해선 노사협의 문제를 면밀히 관찰해야 한다"라고 경고했다.

최근 SPC그룹 자회사에서 파리바게뜨 제빵기사의 노조 탈퇴를 종용했단 의혹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이 자회사 임원을 소환했다. 지난달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PB파트너즈 상무 윤모씨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노조 탈퇴 의혹을 확인하고 있다. PB파트너즈는 파리바게뜨 제빵기사 채용과 양성 등을 담당하는 업체다.

이러한 의혹은 SPC그룹 자회사인 PB파트너즈가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파리바게뜨지회 조합원들을 상대로 노조 탈퇴를 종용하거나 인사 불이익을 주는 등 부당노동행위를 했다는 내용이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회원등이 16일 경기 성남시 샤니 생산공장 앞에서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파리바게뜨 노동자 힘내라 공동행동 회원등이 16일 경기 성남시 샤니 생산공장 앞에서 샤니 성남공장 노동자 사망사고 진상 은폐 의혹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달 SPC 허영인 회장을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고용노동부에 고발했다.

권영국 중대재해전문가넷 공동대표는 "지난해 10월 허 회장은 대국민 사과를 하며 2025년까지 3년간 1000억 원을 안전경영에 사용할 것을 재발방지대책으로 발표했다"며 "샤니는 SPC그룹 계열사고, 지배구조상 최종의사결정권은 허 회장에게 있으므로 그를 경영책임자로 입건해 조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허영인 회장은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으로 처벌받을 수 있을까?

중대재해처벌법은 지난 2021년 1월 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지난해 1월27일부터 시행됐지만, 실제로 허영인 회장의 처벌까지 이뤄질지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선이다.

지난해 10월 SPL 평택 제빵공장에서 발생한 끼임 사망사고와 관련해 올해 2월 경기고용노동지청은 SPL 대표이사를 중대재해처벌법·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로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지만 SPC그룹 회장에게는 직접적 책임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배진교 정의당 원내대표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본관 앞 계단에서 열린 중대재해처벌법 적용 유예 연장 반대 서명 전달 및 100인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편, 당정이 50인 미만 사업장에 대한 중대재해처벌법 적용을 유예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2년 이후인 오는 2026년까지 유예되는 것인데, 노동계는 "더 이상 근로자들이 일하지 목숨을 잃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허영인 회장의 처벌 여부는 향후 중대재해처벌법 실효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기점이 될 것은 분명하다.

포인트경제 박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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