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 시즌, 반복된 허위 문건 유포...사전 차단 의지
한일·상업은행 출신 간 계파 논란 커질까 우려

[포인트경제] 우리금융그룹이 연말 10개 계열사 CEO의 임기가 동시에 만료되는 인사 시즌을 앞두고, 내부에서 확산되는 비공식 문건과 소문에 대해 강도 높은 대응에 나섰다. 계열사 수장 교체기 반복되는 '찌라시' 문화가 다시 기승을 부리며 조직 안정성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우리금융지주 윤리경영실은 “최근 그룹 인사와 관련한 사실 확인이 되지 않은 정보가 메신저와 SNS를 통해 유포되고 있다”면서, 이 같은 행위를 명예훼손 및 조직 신뢰 저하로 이어지는 중대 윤리규범 위반 행위로 규정했다. 이어 “근거 없는 소문을 생성·전파하는 경우 엄정 조치하겠다”고 강력 대응 방침을 밝혔다.
최근 그룹 안팎에서는 연말 인사 결정 과정에서 특정 인물이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취지의 문건이 다수 유포된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문건에는 '계열사 인사 논의가 특정 인사의 판단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거나, 'HR 조직 혹은 일부 임원이 해당 인물과 접촉했다', 또는 '출신 배경과 관계성이 인사 방향에 영향을 미친다'는 등의 내용이 포함돼 있다. 일부 표현에는 “계열사 CEO 및 임원 인사가 한 사람의 의중에 좌우될 수 있다”는 식의 단정적 기술도 담겨있어 오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룹 내부에서는 과거 한일은행·상업은행 출신 간 계파 갈등이 인사철마다 비공식 문건과 투서로 확대됐던 전례가 떠오른다는 지적도 나온다. 윤리경영실이 빠르게 대응에 나선 것 역시 이러한 정파 프레임이 재점화되는 것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취지로 해석된다.
윤리경영실은 지난해 말 임종룡 회장이 투명 인사 추진을 목표로 신설한 조직으로, 윤리 정책과 내부 감찰 기능을 통합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고 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