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메모리 영역, 디바이스로 확장
온디바이스 AI…응답 속도·개인정보 보호↑
LPDDR5T…당시 업계 최고 속도인 9.6Gbps 구현
LPDDR6 개발중…10Gbps 넘는 속도·전력 효율성↑

[포인트경제] 스마트폰 기기에서 AI가 구동되는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본격화되면서, 이들이 필요로 하는 핵심 부품인 저전력 모바일 D램(LPDDR)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초격차 LPDDR 기술을 통해 모바일 칩 제조사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AI 메모리 기술 영역을 서버에서 엣지 디바이스까지 확장하고 있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출처 - 뉴시스
경기도 이천시 SK하이닉스 본사 모습 / 출처 - 뉴시스

AI 환경의 변화: 클라우드에서 엣지(Edge)로

AI 서비스의 구동 환경이 근본적으로 변화하고 있다. 기존에는 방대한 데이터를 클라우드 서버로 전송해 처리한 뒤 그 결과를 다시 사용자 기기로 받아오는 중앙 집중형 방식이 주를 이뤘으나, 이는 필연적으로 데이터 전송 지연, 인터넷 연결 의존성, 그리고 민감한 개인 정보의 외부 유출이라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AI 연산을 스마트폰, 노트북 등 최종 소비자 기기인 엣지 디바이스 자체에서 처리하는 온디바이스 AI가 급부상하고 있다. 온디바이스 AI는 실시간에 가까운 응답 속도와 강력한 개인정보 보호를 제공하며, 이를 뒷받침하는 고성능 AP(Application Processor)와 초고속·초저전력 메모리가 AI 혁명의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LPDDR: 속도와 저전력

AI 이미지 (포인트경제)

온디바이스 AI 시대가 요구하는 메모리의 핵심은 초고속과 초저전력이라는 상반된 가치를 구현한다는 점이다. 모바일 기기의 두뇌인 AP가 대규모 AI 모델을 구동하기 위해서는 서버용 HBM(고대역폭 메모리) 못지않은 넓은 데이터 대역폭이 필요하다. 그러나 HBM이 전력 소비를 상대적으로 덜 고려하는 서버 환경용이라면, 모바일 기기는 한정된 배터리로 구동돼야 하므로 전력 효율성이 필요하다.

따라서 SK하이닉스와 같은 메모리 제조사들은 LPDDR이라는 저전력 D램 기술에 혁신을 집중하고 있다. LPDDR은 전력 소모를 획기적으로 낮추면서도, 데이터 처리 속도를 끊임없이 끌어올려 고성능 AI 연산이 배터리 소모를 최소화하며 구동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적 균형점을 찾아내고 있다.

SK하이닉스의 'LPDDR5T' 초격차 전략

SK하이닉스 LPDDR5T / 사진=SK하이닉스 ⓒ포인트경제CG
SK하이닉스 LPDDR5T / 사진=SK하이닉스 ⓒ포인트경제CG

SK하이닉스는 서버용 HBM 분야에서 확보한 고대역폭·적층 기술 경험을 바탕으로, 모바일용 LPDDR에서도 PIM 등 신기능을 적용해 경쟁력을 강화하려 하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가 당시 업계 최고 속도인 9.6Gbps를 구현해 LPDDR5 규격의 성능을 최대로 끌어올린 'LPDDR5T(Turbo)'는 이러한 전략의 핵심이다. LPDDR5T는 AI 연산에 필수적인 빠른 데이터 처리 속도를 제공함과 동시에, 최적화된 설계와 공정 기술을 적용해 엄격한 모바일 환경의 저전력 기준을 만족시킨다.

이처럼 SK하이닉스는 속도와 효율성 모두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함으로써, 퀄컴, 미디어텍 등 주요 모바일 AP 제조사들과 성능 검증·협력을 진행해 왔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신규 LPDDR 제품이 차세대 AI 칩셋에 우선적으로 탑재될 가능성을 높이며, 온디바이스 AI 시장의 핵심 메모리 공급자로서의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모바일 PIM과 효율성

SK하이닉스가 추구하는 온디바이스 AI 메모리 혁신의 목표는 단순한 속도 향상을 넘어, 미래의 AI 중심 컴퓨팅 아키텍처를 선도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LPDDR5T의 뒤를 이을 LPDDR6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이 차세대 메모리는 기존보다 훨씬 빠른 속도와 더 낮은 전력으로 동작해 AI 모델을 처리하는 성능을 크게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더 나아가,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내부에 연산 기능을 통합하는 PIM(Processing-in-Memory) 기술을 연구 중이며, LPDDR6‑PIM 표준화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AP와 메모리 간 불필요한 데이터 이동을 줄여 전력 효율을 높이고, AI 연산 처리 성능을 향상시키는 것이 핵심 목표다.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정문 [사진=SK하이닉스] (포인트경제)
SK하이닉스 청주캠퍼스 정문 [사진=SK하이닉스] (포인트경제)

LPDDR6와 PIM 기술은 배터리 효율이 중요한 모바일 환경에서 온디바이스 AI 기능을 안정적으로 구현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부상하고 있다. SK하이닉스도 이러한 신기능을 모바일 메모리에 적용해 차세대 AI 메모리 분야에서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어, 향후 온디바이스 AI 시장에서 의미 있는 성과가 기대된다.

포인트경제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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