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최근 환자 증가세…‘유행’ 우려 커져
일본, 고령화와 함께 대상포진 환자 꾸준히 늘어
가족 간 접촉 통한 어린이 감염, 가정 내 위생 관리 필요
[포인트경제] 헤르페스(herpes)는 한 번 몸에 들어오면 평생 신경세포 속에 잠복해 있다가 면역력이 떨어지면 재발하는 특성을 가진 바이러스성 감염증이다. 흔히 입술 주위에 물집이 생기는 단순포진과 성기 부위에 나타나는 생식기 헤르페스, 그리고 어린 시절 수두에 걸린 경험이 성인이 되어 대상포진으로 재활성화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가렵고 따가운 수포가 피부에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며, 심한 경우 극심한 통증이나 신경통이 후유증으로 남을 수 있다. 항바이러스제 복용으로 증상 완화가 가능하지만 완전히 제거할 수는 없어 평생 관리가 필요한 감염증으로 분류된다. 특히 대상포진은 발진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제를 투여하는 것이 합병증과 통증을 줄이는 데 효과적이라는 점이 강조된다.

최근 한국에서는 헤르페스 환자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는 보도가 이어지고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질병코드 B00)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는 이미 오래전부터 꾸준히 늘어왔다. 지난 2009년 약 57만 명에서 2013년에 약 75만 명으로 증가했다. 면역력이 약한 0~4세 유아의 진료 이용률이 가장 높았으며, 50대 이상 연령층의 환자 증가율도 연평균 약 10% 이상으로 급증하는 추세를 보였다.
단순포진과 대상포진 모두 진료 건수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여름철 더위와 피로 누적, 과중한 업무와 학업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면역력 저하를 불러오면서 환자 수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전문가들은 증상이 나타나면 조기에 진료를 받아야 하며,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평소 충분한 휴식과 스트레스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일본에서도 헤르페스 감염은 꾸준히 보고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어린 시절 가족이나 주변인과의 접촉을 통해 HSV(Herpes Simplex Virus)-1에 감염되는 경우가 흔하며, 성인이 된 후 대상포진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고령화 사회의 특성상 50세 이상에서 대상포진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오고 있으며, 이에 따라 백신 접종 확대와 예방 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환자 수가 단기간에 급격히 늘기보다는 해마다 조금씩 증가하는 추세라는 점에서 장기적 관리가 필요한 감염증으로 인식되고 있다.

헤르페스 감염은 성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국에서는 두 살 아기가 성인에게 얼굴에 뽀뽀를 받은 뒤 단순포진 바이러스에 감염돼 왼쪽 눈을 잃을 위기에 처한 사례가 보도되기도 했다. 부모가 보균자가 아니었던 만큼 다른 성인이 무심코 한 뽀뽀가 감염 경로로 지목됐으며, 의료진은 영아의 면역 체계가 미숙해 감염 위험이 특히 크다고 경고했다. 아기는 결국 양막 이식 수술을 받았으며, 추가 수술을 앞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아기와의 접촉 시 얼굴에 뽀뽀를 피하고 손을 철저히 씻는 등 위생 관리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많은 아이들이 어린 시절 이미 HSV에 노출되어 항체를 가지고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주된 감염 경로는 가족 간 접촉이며, 부모가 입술포진이 있는 상태에서 아이에게 입맞춤을 하거나, 수건과 식기를 함께 사용하는 과정에서 전파될 수 있다. 다만 의료 전문가들은 전파의 대부분이 직접적인 접촉으로 일어나며, 수건·식기와 같은 간접 매개는 상대적으로 드물다고 설명한다.
이처럼 어른에 의해 아이들에게 감염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가정 내 위생 관리와 주의가 필요하다. 결국 헤르페스는 누구에게나 잠복해 있다가 재발할 수 있는 감염증이다. 일본은 고령층을 중심으로 서서히 증가하는 추세인데 성인뿐 아니라 아이들도 쉽게 감염될 수 있다는 점을 잊지 말고, 가족 모두가 생활 속 위생 관리와 면역력 유지를 통해 예방에 힘써야 할 때다.
[포인트경제 도쿄 특파원 박진우 기자]
포인트경제 박진우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