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의도 '파악 후 실행'...한국형 AI 생산성 플랫폼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쇼핑·예약 등 실생활 서비스 인프라 연동
내년까지 GPU 투자 1조원↑, 행동하는 '피지컬 AI' 준비

AI 이미지 (포인트경제)
AI 이미지 (포인트경제)

[포인트경제] 지난 10년간 정보 탐색의 도구였던 검색 엔진의 역할이 바뀌고 있다. 글로벌 빅테크들이 생성형 AI 전쟁의 다음 격전지로 'AI 에이전트'를 지목하는 가운데, 네이버 역시 초대규모 AI '하이퍼클로바X'를 탑재한 'Agent N'을 전면에 내세우며 반격을 시작했다.

특히 네이버는 방대한 한국어 데이터와 쇼핑, 예약 등 실생활 서비스 인프라와의 연동을 통해,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AI를 넘어 사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복잡한 작업을 직접 실행하는 한국형 AI 생산성 플랫폼의 구축을 선언했다. 네이버 AI 에이전트가 가져올 비즈니스 모델의 혁명과, 플랫폼 주도권을 둘러싼 치열한 경쟁 구도를 심층 분석한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포인트경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 (포인트경제)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네이버의 Agent N은 개인부터 기업까지 아우르는 초개인화 생태계로 확장될 것"이라며, "단순히 데이터를 주고받는 네트워크에서 사람과 비즈니스 그리고 새로운 가능성이 함께 열리는 장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 '검색'을 넘어 '실행'한다?

네이버는 '온-서비스 AI(On-Service AI)'라는 이름 아래, 검색, 쇼핑, 지도 등 주요 서비스 영역에 AI 기술을 밀도 있게 적용해왔다. 이는 개별 서비스의 효율을 극대화하고 사용자에게 개인화된 추천을 제공하는 데 주력한 1단계 AI 전략이었다.

Agent N의 등장은 이 개별 AI들을 하나로 묶어 '통합 AI 에이전트'로의 진화라는 방향성을 제시하며, 네이버의 역할을 수동적 정보제공에서 능동적 실행주체로 만들었다. 기존의 검색 서비스가 사용자가 입력한 검색어를 정확히 이해하고 그에 맞는 정보를 제공하는 데 중점을 두었다면, 미래의 AI는 발견의 영역으로 확장된다. 이는 별도의 명확한 입력 없이도 사용자의 잠재적 의도·선호를 알아내 제안에서 실행까지 이어진다는 의미다.

Agent N 로고
Agent N 로고

네이버는 Agent N이 다른 AI 에이전트 서비스와 차별화되는 세 가지 핵심 요소를 강조한다. 이 요소들은 네이버의 독자적인 생태계와 기술력이 결합된 결과다.

사용자 컨텍스트에 대한 입체적인 이해

Agent N의 첫 번째 경쟁력은 '사용자 이해'의 깊이에 있다. 사용자가 다양한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며 쌓인 방대한 데이터와 하이퍼클로바X 기술을 활용해 단순한 검색어가 아닌 사용자의 총체적인 컨텍스트(Context)를 파악하고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자면, 쇼핑을 할 때 고객의 상황과 취향을 충분히 이해한 후 상품을 추천하고, 고민하는 제품의 특징을 비교해 주는 친절하고 유능한 '점원'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다.

상황과 서비스에 녹여진 자연스러운 사용 경험

두 번째 요소는 '끊김 없는 실행의 흐름'이다. Agent N은 검색 결과에서 곧바로 구매로 이어지고, 탐색 중 자연스럽게 음악이 재생되며, 광고를 보다가도 구매까지 원활하게 연결되는 '온-서비스(On-Service) 통합 경험'을 지향한다. 에이전트가 서비스 흐름의 적재적소에 나타나 사용자가 원하는 것을 편하게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며, 이는 콘텐츠, 플레이스, 쇼핑 등 자체 서비스를 유기적으로 엮어낼 수 있는 네이버만이 제공 가능한 차별성이다.

실행까지 연결된 독보적인 생태계

에이전트의 존재 이유인 '실행'을 위해서는 이를 뒷받침하는 강력한 생태계가 필수적이다. 네이버는 이미 쇼핑(수많은 셀러), 플레이스(호텔부터 펜션까지 예약), 지도(T-MAP 연동) 등 실생활을 아우르는 독자적인 실행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특히 모든 브랜드가 자체 AI 에이전트를 구축하기 어려운 현실을 고려해, 네이버는 브랜드 스토어와 스마트 플레이스를 통해 각 브랜드 전담 AI 에이전트를 제공함으로써, 중소상공인(SME)을 포함한 모든 참여자가 AI 시대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더 의미 있는 생태계를 만들고자 한다.

신뢰 자산: '마음 놓고 맡길 수 있는 AI 비서'의 필수 조건

네이버는 AI 에이전트 시대의 필수 요소로 '신뢰'를 가장 중요하게 꼽으며, 이를 위해 AI가 참조하는 데이터의 품질 확보에 주력한다. 검증된 리뷰, 실시간 매장 현황, 정확한 재고 정보 등 신뢰성 높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Agent N의 답변과 실행 정확도를 담보하며, 나아가 25년간 축적된 강력한 보안 체계와 개인 정보 보호 시스템으로 사용자 정보를 안전하게 보호한다.

Agent N으로 실행의 시대를 연 네이버는, 이를 뒷받침할 국내 최대 규모의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오는 2026년까지 GPU에만 1조원 이상을 투자할 계획이다. AI가 코드 속을 벗어나 현실 공간에서 판단하고 행동하는 '피지컬 AI'로 확장되는 미래에 대비, 이미 제2사옥 '1784'와 세종 데이터센터를 잇는 테스트 베드를 본격적으로 운영하며 준비를 마쳤다.

과거 초고속 인터넷 시대의 로드맵처럼, 네이버의 AI는 이제 인프라에서 서비스, 그리고 산업 전반으로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네이버의 풀스택(Full-Stack) AI 기술은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한국의 강력한 제조 경쟁력과 결합될 때, 대한민국 산업의 AI 전환 본격화와 맞물려 AI 3대 강국 도약이라는 국가적 목표를 함께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포인트경제 김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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