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한 주택 시장·전세난 심화 영향
청년층이 가장 원하는 정책 '구입 자금 지원'

[포인트경제]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가구주 기준 무주택 가구가 관련 통계 작성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며 청년층의 내 집 마련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7일 서울 남산에서 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지난 17일 서울 남산에서 시내 아파트가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24일 국가데이터처(옛 통계청) 주택소유통계와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에 거주하는 30대 무주택 가구는 52만 7729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만에 1만 7215가구가 급증한 수치이며,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5년 이후 가장 많은 규모다.

이번 통계는 주택 시장의 불안정과 경제적 어려움이 가장 활발하게 주택을 구매해야 할 연령층인 30대에게 집중되고 있음을 시사한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급격하게 오른 서울 아파트 가격과 전세 사기 이슈 등으로 인한 전세 시장의 불안정성을 꼽는다. 특히 30대는 사회 초년기를 벗어나 결혼 및 출산 등으로 주거 공간을 확장해야 하는 시기이지만, 높은 주택 가격과 금리 부담으로 인해 주택 구매 진입 장벽이 사실상 최고조에 달한 상황이다.

청년 무주택 가구들은 정부의 주거 안정 정책으로 '직접적인 자금 지원'을 가장 원하고 있었다. 토지주택연구원이 지난달 발간한 보고서에 따르면 전국 만 19~39세 청년 무주택 1인 가구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에서 청년 주거 안정을 위해 가장 필요한 지원 정책으로는 '주택 구입자금 지원'(24.3%)과 '전세자금 지원'(22.3%)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하며 46.6%에 달하는 응답률을 보였다.

30대 가구주는 과거 주택 가격이 급등했던 시기에 이른바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통해 주택을 매수하려 했으나, 이마저도 고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이자 부담으로 인해 매수 동력이 크게 꺾인 것으로 분석된다.

무주택 가구의 증가는 단순한 주택 미보유를 넘어, 주거 불안정을 심화시키고 결혼, 출산 등 사회적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청년층 주거 안정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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