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오현규 맹활약, 홍명보호 전술 실험도 성과
일본, 멕시코·미국 상대로 무득점…12년 만의 굴욕
다음 달 브라질·파라과이 평가전서 또 한 번 간접 비교 불가피

[포인트경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본선을 확정한 뒤 나란히 미국 원정길에 오른 한국과 일본 축구대표팀의 희비가 엇갈렸다. 한국은 미국·멕시코를 상대로 1승 1무를 기록하며 공격력과 조직력을 점검한 반면, 일본은 무득점에 그치며 불안한 공격력을 드러냈다.

홍명보 감독이 지휘하는 한국 대표팀은 7일(한국시간) 미국 뉴저지주 해리슨에서 열린 미국전에서 2-0 완승을 거뒀다. 이어 10일 테네시주 내슈빌의 지오디스 파크(GEODIS Park) 치른 멕시코전에서는 2-2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다. FIFA 랭킹 13위 멕시코, 15위 미국을 상대로 거둔 성과는 FIFA 랭킹 23위 한국에게 의미 있는 결과였다.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멕시코전에서 득점 직전 슈팅을 시도하는 순간/대한축구협회 갈무리(포인트경제)
한국 대표팀 주장 손흥민이 멕시코전에서 득점 직전 슈팅을 시도하는 순간/대한축구협회 갈무리(포인트경제)

한국은 스리백 전술을 지속적으로 시험대에 올렸다. 미국전에서는 슈팅 수 5-17, 멕시코전에서는 8-17로 밀렸으나, 효율적인 마무리와 집중력으로 1승 1무를 챙겼다. 주장 손흥민(로스앤젤레스FC)은 2경기 연속골 포함 2골 1도움을 기록했고, 오현규(KRC헹크)도 멕시코전에서 1골 1도움으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이동경(김천 상무)과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역시 각각 골과 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포인트를 올렸다.

또한 과감한 로테이션을 통해 선수층을 시험했다. 멕시코전 선발 명단은 미국전과 비교해 9명이 달라졌고, 독일 묀헨글라트바흐 소속의 혼혈 선수 옌스 카스트로프가 교체와 선발로 기용돼 눈길을 끌었다. 골문에서도 조현우(울산 HD)와 김승규(FC도쿄)가 번갈아 기회를 받았으며, 김민재(바이에른 뮌헨)를 중심으로 한 수비 라인 역시 경쟁 구도가 확인됐다.

반면 일본은 같은 기간 치른 멕시코·미국전에서 1무 1패, 무득점이라는 실망스러운 성적을 남겼다. 7일 멕시코와의 경기에서는 0-0으로 비겼고, 10일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열린 미국전에서는 0-2로 완패했다. 일본 피파랭킹은 17위지만, 무기력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우려를 키웠다.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하는 일본 대표팀/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선제골을 허용하는 일본 대표팀/니혼게이자이신문 보도분 갈무리(포인트경제)

일본은 멕시코전에서 스리백, 미국전에서는 포백 전술을 실험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특히 미국전에서는 전반 30분 실점 이후 후반 추가골까지 허용하며 고개를 숙였다. 점유율도 38%에 그쳐 경기 주도권을 내줬고, 주축 선수들이 교체로 투입됐음에도 뚜렷한 반격을 보여주지 못했다.

일본 내 여론도 냉담했다. 니칸스포츠는 “무기력한 패배였다. 2경기 연속 무득점은 2013년 이후 12년 만의 일”이라고 전했다. 데일리스포츠는 “경기 내내 사소한 실수가 반복됐고, 결정적인 찬스도 적었다. 완패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혹평했다.

물론 이번 원정은 월드컵 본선을 앞둔 과정의 일부로, 결과에 지나친 의미를 두긴 어렵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이 같은 시기, 같은 상대와 맞붙으며 간접 비교가 불가피해졌다. 일본 매체 스포니치 아넥스는 “한국은 1승 1무, 일본은 1무 1패라는 상반된 결과를 냈다”고 지적했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다음 달 또 한 번 같은 상대와 만난다. 한국은 10일 브라질, 14일 파라과이를 상대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평가전을 치르고, 일본 역시 브라질·파라과이를 상대로 경기에 나선다. 본격적인 월드컵 준비 단계에 있는 두 팀의 경기력이 다시 비교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린다.

포인트경제 박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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