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경제]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는 26일 대형차량 사각지대 안전장치의 필요성을 발표했다. 최근 5년간(2020년~2024년) 경찰청 교통사고 자료를 분석한 결과, 대형차량의 보행자 교통사고 위험성이 승용차 대비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분석에 따르면, 덤프트럭 등 대형 차량의 우회전 보행사고는 전체 차량 중 14.1%를 차지하며, 치사율은 승용차의 27배에 달했다. 대형 화물차 8종의 사각지대 거리를 측정한 결과, 승용차보다 우측 사각지대 범위가 약 3m 이상 넓었다. 이에 따라 사고 예방장치 도입과 운전자의 사각지대 최소화 등 안전대책이 필요하다고 연구소는 밝혔다.
최근 5년간 가해차종별 1만대당 사상자 수를 보면, 승합차와 덤프 등 대형 차량에서 높게 나타났다. 연간 전체 교통사고 사상자는 약 2760명 수준이며, 등록대수 1만대당 사상자 수는 승용차보다 크기가 큰 차량에서 더 높았다. 덤프 등은 건설기계 중 덤프트럭과 콘크리트믹서의 등록대수를 합산한 값이다.
보행 교통사고 치사율은 승용차가 사고 100건당 2.5명인 반면, 화물차는 5.3명, 덤프 등은 15.8명으로 2~6배 높았다. 특히 덤프 등 대형화물차가 우회전할 때 발생한 보행자 사고 치사율은 승용차 대비 27배 이상 높았다. 이는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가 넓은 것이 주요 원인이다.
대형 화물차의 사각지대 거리를 실제 운전자를 대상으로 측정한 결과, 전방과 좌측은 승용차와 비슷했으나 우측 사각지대 거리가 약 3m 이상 길었다. 만 7세 어린이 평균 신장을 고려한 120cm 높이 측정에서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는 평균 3.21m로 나타났다. 어린이가 대형 화물차 우측에 최소 5m 이상 떨어져야 운전자가 인지할 수 있다. 성인의 경우 최소 3m 이상 거리가 필요하다.
대형 화물차의 높은 운전자 눈높이와 도어패널 높이도 사각지대 원인으로 지목됐다. 운전자의 눈높이는 평균 2.5m, 조수석 도어패널 높이는 평균 1.99m로 불투명해 우측 직접 시야 확보를 저해한다. 전면 유리 아래 눈부심 방지 필름과 대시보드 위 물건도 시야를 가릴 수 있다. 대형 화물차는 다수의 사이드 미러와 주변 카메라로 시야를 확보하지만 간접장치 의존에 한계가 있다.
해외에서는 대형 화물차 운전자 직접 시계 범위를 확대하기 위해 캐빈 높이 하향과 도어 하단부 창유리 적용을 확대하고 있다. UN 국제기준은 2026년부터 신규 차량에 적용하며, 영국 런던 교통국은 운전자 직접 시계 영역을 6단계로 구분해 첨단장치 장착 여부에 따라 도심 운행 안전 허가증을 발급한다. 일본은 2026년부터 신차에 첨단장치 의무화를 시행하며, 제조사들은 이미 조수석 도어 하단에 작은 유리창을 적용하고 있다.
또한 유럽에서는 대형 화물차 전방 및 우측 사각지대 경고 장치를 의무화했다. BSIS(Blind Spot Information System)는 3.5톤 초과 트럭에 적용되며, 우측 사각지대 자전거 탑승자를 감지해 시각적 경고와 추가 경고 기능을 제공한다.
MOIS(Moving-Off Information System)는 8인승 초과 승합차와 3.5톤 초과 트럭에 적용돼 출발 시 보행자와 자전거 탑승자를 감지해 경고한다. 두 장치는 2022년 7월부터 신규 형식 승인 차량에 적용되며, 2024년 7월부터 모든 판매 차량에 의무화된다.
삼성화재 교통안전문화연구소 박요한 수석연구원은 "대형 화물차 우측 사각지대는 승용차 대비 3m 이상 길어 사고 빈도가 높고 치사율도 높다"며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기 위한 정책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대형 화물차 캐빈 높이 하향과 조수석 도어 하단 창유리 적용으로 직접 시계를 개선하고, 우측 및 전방 사각지대에 보행자 인식 첨단장치를 장착하는 방안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우회전 시 보행자 사고 치사율이 가장 높은 덤프트럭 등에도 사각지대에 대한 사고예방 장치가 보급될 수 있도록 하는 정책 등이 뒷받침되면 대형차량 사각지대 사고 예방에 큰 효과 있을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포인트경제 이민준 기자
